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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꿈마다 네가 비명을 지르는 정도야
길을 오래도록 걸어 네 해마다 살림을 차리고 꿈마다
그리고 네 숲의 다리들을 건너 세 갈래 길에서 작은 고마에 붙어사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짐승
너는 내 이야긴 너무 작아서 언제나 매릴 수 있다고 하고 네 이야긴 네가 만든다
정도라고 하지만 내 작은 이야긴 네 속의 다리들을 건너 세 갈래 길에서 그 정도야
작은 이야긴 너무 작아서 우체국 여자의 책상 위에 먼지처럼 쌓여만 가고 내가 보낸 이야기를 읽으려면 먼지보다 더 작은 사진이 필요한 정도야
영하의 철판 위에 소금을 뿌려놓으면 새벽에 멘데지기 와서 그걸 핥아 먹다가 그만 혀가 철판에 철컥 달라붙는 그 정도 이야기야 그 어미 밑에서 새끼 두 마리가 젖을 빨아먹고 있는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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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모여온 시인들이
각자 모국어를 버리고 곧 멸종할 언어를 배워서 연락하자
공평하게 그러자
그래보듯이
당신이 알아볼까 봐 내가 얼른 우리 비밀을 두 시간짜리 어떤 영화 속에 감춰두듯이
깜깜한 밤 한 보자기 펼치고 그 위에다 그 영화를 조용히 돌려보듯이 그리고 비밀에 다다를 때까지 기다리듯이
영화 속에는 우체통이 서 있고 늘 다시 살아 나오는 아이처럼 비밀이 맺혀 있고 얼마나 무서웠을까 다시 돌아오느라
영화 속에서 우리는 발을 땅에 두지 않고도 사랑할 수 있다는 듯이
10초간 꽉 껴안고 난 다음
힘차게 노래를 부르며 돌아설 수 있다는 느낌이
아물어가던 상처가 한쪽 눈알처럼 떠지고
피 한 방울 어둠 속에 조용히 솟아오르듯이
도대체 이 포에트리 페스티벌은 눈물을 어디다 숨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