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사랑은 반복을 좋아해요. 그것은 시간을 거부하는 것이니까요. 당신과 내가 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 초자들이 문을 열어 놓은 채 나란히 늘어서 있어요. 낮에 있었던 말다툼이나 최근에 죽은 사람, 누가 새로 아기를 가졌는지, 오늘 밤엔 어디서 물을 길어 와야 할지를 이야기하죠. 수천 개의 가정들. 그 가정들 하나하나마다 예측하지 못했던 비밀들이 숨어 있어요. 그들은 그런 비밀들과 떼어놓기 위해 당신을 감옥에 넣었지요. 그래서 나는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당신에게 그것들을 보냅니다. 그들은 그 비밀들을 읽을 수 없고, 당신은 읽을 수 있어요, 그러니···.

🔖 몇 년 후, 그들의 추적을 피해 매일 밤 잠자리를 바꿔 가며 지낼 때 당신이 말했죠. 공중제비에서 가장 큰 유혹을 느끼는 순간이 마지막 구십 도를 돌 때라고, 그때 조종사는 다시 삶을 선택하고 평행을 유지하는 거라고.
하지만 그 선택은, 미 소플레테, 이미 거기에 있었어요. 당신과 함께 비행했던 그 침묵의 거리와 친밀함 속에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고요.
세 번의 공중제비를 하는 동안, 한 번씩 돌 때마다 우린 그 무한함을 조금씩 더 되살렸어요.

🔖 왜 눈물이 났던 걸까. 의자를 고치는 건 이렇게 쉬운데 나머지 일들은 너무 어려워서? 아니면 이젠 의자 고치는 일 같은 걸 당신에게 부탁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당신에게! 우리를 두렵게 하는 건 작은 일이에요. 우리를 죽일 수도 있는 거대한 일은, 오히려 우리를 용감하게 만들어 주죠.

🔖 오래전에는, 영원함에 가장 가까운 상태는 사랑을 나눈 후 찾아오는 축복받은 느낌이라고 생각하곤 했죠. 하지만 이젠 거리에서 들려오는 희망적인 소문들을 들을 때라고 말하고 싶어요. 거리가 잘 포장되고, 총들은 모두 집안에 곱게 모셔 두고, 아버지들이 자식들에게 산수를 가르치는 그런 미래에 들려올 소문이요.

🔖 이런 텅 빈 밤에 ‘사랑해요’라고 말하고 나면, 커다란 무언가가 내게 찾아오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요. 침묵은 언제나처럼 압도적이죠. 내가 받는 것은 당신의 응답이 아니에요. 있는 건 항상 나의 말뿐이었죠. 하지만 나는 채워져요. 무엇으로 채워지는 걸까요. 포기가 포기를 하는 사람에게 하나의 선물이 되는 것은 왜일까요. 그걸 이해한다면, 우리에겐 두려움도 없을 거예요.

🔖 이제 인간들의 삶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들의 매 순간, 매일의 삶들을요! 인간들의 삶은 어떤 합의된 규칙성에 의존하고 있는데, 각자가 그 규칙성에 나름 기여를 하고 있죠. 그 규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제가 말한 잃어버린 습관이에요.
매일 시장에 신선한 과일이 들어오고, 밤이면 가로등에 불이 켜지고, 편지를 앞문 밑으로 밀어 넣고, 성냥갑 속의 성냥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넣고, 라디오에선 음악이 흐르고, 낯선 사람들끼리 미소를 주고받는 것들이, 모두 그런 습관으로 설명이 되죠. 그 규칙성에도 박자가 있어요, 아주 희미하고, 들리지 않을 때가 많고, 그리고 동시에 심장박동과 비슷하죠.
그곳에 환상이 들어설 자리는 없어요. 그 박자가 외로움을 그치게 해주지도 않고, 고통을 치유해 주지도 않으며, 전화로 그 박자를 전해 줄 수도 없죠. 그건 다만 당신이 어떤 공통의 이야기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뿐이에요.
지금 우리의 삶은 끝없는 불규칙성에 빠져 버렸어요. 그런 삶을 강요한 자들이 오히려 우리의 불규칙성을 두려워하고 있죠.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몰아내기 위해 담장을 세워요. 하지만 모든 걸 막을 수 있을 만큼 긴 담장은 불가능하고, 어떻게든 돌아가는 길은 있기 마련이죠. 위로든 아래로든.
곧 만나요. 당신의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