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국 우리를 속이는 건, 점쟁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다. 고대 그리스의 정치가 데모스테네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셍에서 가장 쉬운 건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믿고 싶은 거라면 뭐든 믿는 존재이기 때문에.” 기원전 4세기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지금도 기꺼이 속는다.


🔖 주식시장뿐 아니라 세상의 많은 일들이 그렇다. 모든 일에 인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일이 우연히 일어난다. 그런데도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서사를 만들고 그 서사에 맞춰 행동한다. 그래서 이상한 믿음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어떤 혼란 속에서도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이 인간의 가장 탁월한 능력이지만, 종종 그 능력이 인간의 발목을 잡는다. (…) 앞에서 봤듯 인류의 역사는 종종 무분별한 믿음에서 비롯됐다. 농경처럼 속은 것이기도 하고, 특정 사상처럼 희생한 경우도 있다. 어쨌든 그런 인류의 모습은 그다지 스켑틱하진 않았다. 슬라보예 지젝은 이런 인간의 모습을 <잃어버린 대의를 찾아서>에서 ‘신념의 도약’이라고 표현했다. 닿을지 안 닿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믿음을 바탕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행동. 이런 행동은 대부분 실패했지만 가끔 성공했고, 이는 역사의 단계를 넘어가는 선택이 되곤 했다. 앞으로도 인류는 이제까지 그래 온 것처럼 종종 위기에 처할 것이고, 신념의 도약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 “어떤 이야기를 사랑하고 믿느냐가 세상의 운명을 결정한다.” - 해롤드 C. 고다드, The Meaning of Shakespe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