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장소는 한 사람이 특별한 방식으로 존재했기 때문에 특별해진다. 풍경을 완성하는 것은 이야기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이 여행지가 되기도 한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사람의 삶이 흘러들어 온 복작대는 항구이면서 여행지에서 해독하고 싶은 단 하나의 아스라한 불빛인 순간이 있다. 진정한 풍경은 우리 마음속에서 펼쳐진다.
🔖 우리 인생에는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일어나지 않는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이야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야기하는 방식이 바뀌면 삶도 바뀐다. ‘삶은 삶에 관련된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삶은 삶에 대한 이야기다’, ‘삶에 관한 이야기가 없다면 삶도 없다’, 이것은 내 생각이면서 또 많은 작가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이야기하는 동물로서 우리가 할 일은 자신의 이야기를 찾는 것, 우리의 이야기를 남이 대신하게 하지 않는 것, 우리의 가장 멋진 점을 이야기할 방법을 찾는 것이다.
🔖 어느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 앞날이 두려운 사람이, 상실감에 젖어 있는 사람이, 낙담한 사람이, 어두운 예감에 사로잡힌 사람이 문장 안에 있는 힘을 발견하고 문장을 붉은 실 삼아 가슴의 상처를 꿰매려고 할 때, 문장을 유일한 친구 삼아 스스로 다짐을 할 때, 이렇게 문장을 삶으로 옮기려고 할 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존 버거의 표현을 빌리면 “다른 사람이 뭔가를 먹고 있는 모습을 굶주린 사람이 볼 때 이야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 것처럼. 나는 이 과정에 내 나름대로 이름을 붙였다. ‘이야기 이어 붙이기’. 독자는 자신이 이어 붙인 이야기를 닮는다. 독자는 자신이 누구였는지가 아니라 누구이고 싶은지 알 수 있다.